의대교수 줄사표에 52시간 근무 돌입…환자 "아파도 병원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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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 줄사표에 52시간 근무 돌입…환자 "아파도 병원 못 가"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28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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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00시간 근무로 체력 한계" 번아웃 우려…전국 병원 진료 축소
혼란 답보 속 환자 불편·불안 가중…일부 필수진료 유지 호소문 발송
의정갈등 언제까지 이어지나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정 간 샅바 싸움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8일 의대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교수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각 의대에서는 근무 시간 준수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6주간 대화가 답보상태를 이어가고 의료 현장에 혼란이 지속되자 환자 불편과 불안도 덩달아 커지는 모양새다.

사직서 제출하는 의대 교수들
의료대란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 의대 교수들 줄줄이 사직…환자 불편·불안 호소

전남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전날 오후까지 비대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는 총정원 283명 중 92명이다.

전날에만 본원이 있는 학동 전대병원에서 21명이 무더기로 사직서를 냈고, 화순 전남대병원에서는 15명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조선대는 의대 교수 161명 가운데 43명이 사직서를 냈다.

충북대 의대·병원 경우 200여명에 이르는 교수 가운데 최소 60명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아주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지난 25일부터 의대 교수 400여명을 대상으로 사직서를 받고 있다.

의정 갈등이 깊어지고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진료 차질도 심화하고 있다.

춘천 한 맘 카페에는 교수 사직으로 인해 진료 일정이 세 차례 바뀌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제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작성자는 "강대 예약을 해놨는데 지난 22일에서 26일로 변경됐다가 또 내달 26일로 바뀌었다"며 "이유는 교수님 사직이라고 한다"고 했다.

대학병원에 붙은 휴진 안내문

◇ 의료현장 '번아웃'…'주 52시간' 진료 축소

한 달을 훌쩍 넘긴 전공의 공백에 의대 교수는 피로도 누적을 호소하며 근무 시간을 줄이고 외래 진료를 축소하고 있다.

이들은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는 진료를 계속하되, 외래진료, 수술, 입원 진료 근무 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주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최근 내부 공지를 통해 소속 교수들에게 법정 근로 시간인 주 52시간에 맞춰 근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권고와 관련해 비대위 차원에서 구체적인 근무 방식을 정하지는 않았으나 당직을 선 다음 날 쉬거나 외래 진료를 줄이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교수들이 한 달이 넘도록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근무 시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비대위의 입장이다.

전국 병원에서 병동·병상 운영 축소·중단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내달부터 일부 병동의 운영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병원 측은 의료대란 장기화에 대비해 2개가량의 일반 병동을 다른 병동과 합치고, 간호사 등 인력을 응급실 등 분야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형외과·정신과 병동을 축소 운영하는 강원대병원 역시 추가적인 병동 폐쇄·축소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사직서 작성하는 교수

◇ 병원 운영도 '비상'…병원장 나서 '필수진료 유지' 호소

잇따른 사직서 제출과 근무 시간 단축으로 비상이 걸린 병원 측도 고심이 깊다.

제주대병원은 진료 축소 등 여파로 노사 협의를 통해 무급휴가 신청 대상자를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애초 간호사를 대상으로만 무급휴가 신청을 받았지만, 원무과와 총무과 등 통상근무자를 대상으로도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상황이 악화일로에 치닫자 한 대학병원장은 의대 교수들에게 필수진료 유지를 호소했다.

정신 전남대병원장은 이날 오전 본·분원 소속 350명 임상교수 이상 교수들에게 개별적으로 호소문을 발송했다.

정 원장은 "비상 진료 상황에서 갈수록 누적되는 교수들의 피로도 증가와 의대 비대위의 결정으로 일부 과에서 외래, 응급 진료 범위에 대해 (축소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병원은 광주·전남 환자들의 최후의 보루다"며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를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마지막까지 차질 없이 (진료를) 유지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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