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의 부동산톡] '4월 위기설'에도 무사태평한 건설업계…태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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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의 부동산톡] '4월 위기설'에도 무사태평한 건설업계…태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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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2년 정도 버티면 되겠죠. 언제까지 나쁘기만 하겠습니까. 다시 경기살아날 때 움직이기 위해 기다리는 거죠"

얼마 전 한 건설사 직원과 만났을 때 듣게 된 말이다.

업계 바깥에선 '4월 건설사 위기설'을 걱정하고 있는데 오히려 여유로워 보이는 듯한 업계의 분위기에 놀랐다.

4월 위기설은 부동산 침체, 건설사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만기, 은행의 고금리로 인해 총선이 끝나고 건설사들이 줄도산 할 것이라는 풍문을 말한다.

이런 부도설이 시장에 나돌아도 건설업계는 적극 대응할 생각은커녕 의지마저 약한 모습이 보였다고 할까.

태영건설도 올 초 워크아웃을 개시하기 전 제시한 회생방안이 '알맹이 빠진 자구안'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도 채권단의 예상보다 구체적인 방안과 의지가 약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외부에서 기대하는 건설업계의 모습은 당장 모든 것을 내놓을 정도로 적극적이고 절박하게 노력하는 것인데, 실상이 이렇게 다르면 '진정성'마저 의심받을 수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주택, 건축, 플랜트, 토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주택 부문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주택 사업은 국내 건설사의 주요 먹거리이며, 큰 사업장이 잘 되면 한 번에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업계가 안이한 태도를 가졌을지 모른다. 그동안 제기돼온 '부동산 5년 주기설', '10년 주기설'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이 주기설은 아파트 값이 일정한 주기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건설업계가 언젠가 주택경기가 다시 좋아지는 날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지금의 위기를 소극적인 태도로 방관한다면 진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건설사의 위기는 한 곳이 터지면 다른 곳도 영향을 받는 도미노 현상처럼 이뤄진다. 건설사 대부분의 주택 사업이 PF대출 의존도가 아주 높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므로 한 곳에서 자금줄이 묶이면 나머지 사업 전체에도 영향을 주는 취약한 구조를 지닌다.

이에 금융위기가 닥칠 때마다 건설사들은 직격탄을 맞고 수많은 부도 위기에 직면해왔던 게 사실이다. 올해 들어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황의 긴 터널이 지속되면서 자금경색에 시달리던 지방건설사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건설사들도 안전하지 않다. 그룹사 차원에서 돕는 것도 한계가 있고, 정부 차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PF 지원 펀드를 조성하거나 규제를 풀어줘서 연명하는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건설사 위기론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

주택 사업만 바라보고 기다리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업계 스스로 위기설이 나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진정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새 먹거리와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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