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의 IT밸리] 韓·中 대결 구도에 시름…'TV 양강'에 응원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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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의 IT밸리] 韓·中 대결 구도에 시름…'TV 양강'에 응원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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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TV 시장 분위기가 한·중 대결 구도로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최근 만난 국내 TV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업계는 글로벌 TV 시장 내 양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제조사의 물량 공세에 밀려 '사면초가'의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상황은 출하량 기준으로 국내 TV 업체들이 중국에 역전당한 것이 발단이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위 5대 기업 기준 중국(하이센스·TCL·샤오미)이 점유율 27%를 차지해 우리나라(삼성전자-LG전자·26%)를 앞섰다. 이를 토대로 업계에선 국내 TV업계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통계의 함정'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화이트-유기발광다이오드(W-OLED)' 등을 필두로 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국내 업체와 사실상 '액정표시장치(LCD)'가 주력인 중국과 출하량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다.

3세대 OLED TV 패널의 경우 1세대 브라운관(CRT) 2세대 LCD를 거쳐 현재 가장 상위 기술로 꼽힌다. 1세대, 2세대 패널과 비교해 가격대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출하량 기준 시장조사업체의 점유율 산정은 100만원짜리 TV든, 1000만원짜리 TV든 모두 동일하게 한 대로 집계 된다"며 "매출로 비교하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출하량 기준 비교 시 국내 기업은 그동안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고군분투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TV 제품의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내수 소비가 90%를 넘는다. 인구수에서 28배의 차이가 나는 대한민국과 중국 특성상 출발 선상부터 다르다는 지적이다.

물론 TV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국내 TV업계도 "중국 업체가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국내 제조사들은 출하량 통계를 바탕으로 '중국의 약진 VS 한국의 위기'라는 식의 시장 분위기 확산에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한·중 대결을 논하기에 앞서 국내 TV 업계는 지난해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11년 연속 OLED 시장 1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값진 성과다.

가뜩이나 시장 불황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TV 제조사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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