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中 가전 공습'에 인도·유럽서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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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中 가전 공습'에 인도·유럽서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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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사 매출 성장…삼성, 가전사업 부진에 글로벌 위상 '흔들'
잠재력 큰 시장서 '연결' 강화…글로벌 무대 주도권 강화 의지 전략
삼성전자가 인도 뭄바이에 오픈한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 매장 전경.
삼성전자가 인도 뭄바이에 오픈한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 매장 전경.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글로벌 가전 시장을 호령하던 삼성전자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가성비' 전략 하나로만 승부하던 중국 가전 업체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운 영향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잠재력이 큰 인도와 유럽 시장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이들 시장 공략을 통해 중국 가전 업체의 공세에 맞서며 전 세계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 가전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가 매섭다.

중국 최대 가전 업체인 '메이디그룹'은 지난해 매출 3737억위안(약 71조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8.1% 늘어난 수치다.

중국 중견업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은 지난해 86억위안(약 1조63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2년보다 31% 급증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 성장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 회사에서 가전 사업 등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56조원으로, 2022년 대비 8.2% 줄었다.

이로써 2020년 매출 48조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성장하던 삼성전자의 VD·가전 사업부는 지난해 실적 하락을 겪었다.

업계에선 중국 가전 기업들이 성장한 이유로 '높아진 기술력'을 첫 손에 꼽는다. 저가물량공세를 무기로 내세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기술력을 끌어올린 고가 제품으로 입지를 다지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우던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로보락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국내 150만원 이상 하이엔드급 제품 시장에서 80.5%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누르고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 로봇청소기가 로보락 제품과 비교해 기술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보락 측은 삼성전자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서영 로보락 한국 마케팅 총괄은 최근 열린 신제품 론칭쇼에서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을 경쟁사로 보지는 않는다"라며 "로보락은 로보락과 경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 가전 업체의 공세에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공략을 통해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다.

올 초 인도 뭄바이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삼성 BKC'를 개관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프리미엄 체험 공간을 운영해 온 삼성전자가 인도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유로쿠치나 2024'에서 이달 유럽에서 출시한 '빌트인 와이드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유로쿠치나 2024'에서 이달 유럽에서 출시한 '빌트인 와이드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다.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유로쿠치나 2024'에서 유럽 특화 빌트인 제품 등을 선보였다. 1974년에 처음 개최된 유로쿠치나는 2년마다 밀라노 디자인위크의 일환으로 열리는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로, 주방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삼성전자가 인도와 유럽 시장 진출로 노리는 건 '연결성 강화'를 통한 삼성 생태계 확장이다.

자체적으로 구축한 스마트홈 생태계인 '스마트싱스'와 연동된 삼성 가전이 일상을 얼마나 편하게 해주는지 보여주며 글로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인도와 유럽 가전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 가전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15조998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5년 28조640억원으로 성장이 전망된다.

유럽의 빌트인 가전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33조원 규모로, 세계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 측은 특히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달 인도 뭄바이 삼성 BKC 매장에 방문해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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