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토털리콜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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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토털리콜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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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가 걱정"이라고 대통령이 말했다.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당한 마당에 참모들의 현안 브리핑 자리에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들은 민생경제 못지 않게 정치를 더 걱정한다. 주말마다 벌써 열번째 100만 인파가 광장에 모이는 이유다.

경제, 정치 뿐 아니라 사회, 문화 부문 등 문제 투성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이런 상황을 적나라하게 대변한다. 사실 '박근혜 무능 -최순실 농단' 아닌가.

고위직 인사 파동, 경제 민원 '엿 바꾸기', 문화 체육계 블랙리스트, 비아그라-프로포폴-제대혈로 이어지는 의료 시스템 왜곡 등등... 열거하기도 숨차다.

대통령이 경제를 걱정하고 국민은 정치를 걱정하니 정경유착을 근절할만한 절호의 기회다.

마침 박영수 특검팀이 한겨울 동짓날 현판식과 함께 100일 장정에 올랐다. 박대통령과 한국의 재벌 대표 삼성의 유착관계를 정조준, 뇌물죄 입증 작전을 본격화 했다.

삼성 사장급 소환조사에 이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압수수색을 벌였다. 시민들 제보에 따른 전격 작전이라고 한다. 복지부 장관에 이어 국민연금 이사장을 지낸 인사가 특검 1호 구속자로 기록됐다. 창과 방패의 공방전이 안팎에서 이미 불을 뿜는듯하다.

이 기회에 민초들은 정치, 경제의 왜곡 구조를 갈아엎는 '토털 리콜' 을 원한다. 경제도 정치도 문화도 소비 대상과 주체는 세금, 요금을 내는 국민들이다. 제품, 서비스에 하자가 있으면 반품하고 배상 책임을 묻는다. 저급한 정경유착 구조를 리콜하고 반품시켜야 제대로 된 공공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정경유착의 환부를 도려내고 근절책이 마련된다면 그나마 새 역사 창조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증거인멸과 버티기로 끝나가면 특검팀의 노고는 헛 일이 되고 국민들은 다시 절망한다.

정경유착이 왜 그렇게 큰 문제인가.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통령 등이 권력 사유화를 통해 기업과 협잡을 일삼기 때문이다.

검은 돈과 민원의  '엿 바꾸기'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공공의 적'이다.

큰 뒷거래는 대개 '슈퍼 갑'인 대통령과 공직자가 연루된다. 반대급부를 챙기는 기업도  당연히 범법 혐의자다. 민원해결을 위해 능동적으로 선을 댔다면 공동정범, '울며 겨자 먹기'로 나섰다해도 종범 이상이다.  

국정조사 청문장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대통령이 요구하는 금품 제공 압력을 기업인이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정경유착 폐단방지법을 만들어달라고 즉석에서 당차게 역제안 했다.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중세 암흑기를 깬 종교개혁은 교황의 면죄부 남발에서 촉발되었다. 면죄부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전형이었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삼성과 최순실의 뒷거래, SK 한화 CJ의 의심스러운 접촉을 특검의 칼끝이 잘 파헤쳐 내야 한다.

   
 

광장은  "민의의 강물"이 흐르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민생경제를 흔드는 정경유착을 바로잡아 달라는 분노의 열기가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도 남았다. 국정 운동장의 대표 선수이자 감독격인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내민 '레드카드' 물결이 넘치고 또 넘친다. 

경제는 '세상을 경영하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經世濟民의 준말이다. 국가를 이롭게 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國利民福의 정치와 뜻이 다르지 않다. 좋은 의미로 두 단어는 일심동체다. 거대 악행을 쌍끌이 한통속으로 도모하라는 취지는 아닐 것이다.

헌법이 없어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를 위임받은 정치인, 멸사봉공해야 하는 공직자가 공권력을 사유화하면 안 된다. 天下爲公이다.

        (채삼석 컨슈머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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