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직격탄 맞은 배터리 3사…올해는 '버티기'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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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직격탄 맞은 배터리 3사…올해는 '버티기'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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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지난달 23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37회 세계 전기 차동차 학술 대회 및 전시회(EVS37)에서 CTP(셀 투 팩) 배터리를 선보였다.
삼성SDI가 지난달 23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37회 세계 전기 차동차 학술 대회 및 전시회(EVS37)에서 CTP(셀 투 팩) 배터리를 선보였다.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들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의 본격적인 영향으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이들 3사는 투자 규모 유지 및 감축 등으로 실적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달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9%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75.2%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889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략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했으나, 전방 시장 수요 둔화와 메탈 가격 하락분 판가 반영 등 요인으로 전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수요 위축에 따른 가동률 조정 등 고정비 부담 증가, 메탈 가격 하락으로 인한 원재료 투입 시차(래깅) 효과에 따라 영업이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1분기 매출 1조6836억원, 영업 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가동률 저하, 미국 IRA AMPC 등이 부진 이유로 꼽힌다.

삼성SDI는 흑자를 냈으나, 전년 대비 아쉬운 성과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은 5조1309억원, 영업이익은 2674억원으로 집계됐다.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IRA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도 흑자를 냈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전 분기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9%, 전 분기 대비 14% 줄었다.

배터리 3사는 전 세계 전기차 수요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부진에 빠지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몇 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지난달 5일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2026년까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정체에도 흑자를 달성한 만큼 투자 계획을 그대로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적자에 빠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투자 계획을 지연하거나 축소할 전망이다. 3사는 힘든 시기를 버티면서 미래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 경영자(CEO) 사장은 "올해 어려운 시장 환경이 예상되지만,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실현해 압도적 기술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한동안은 정체할 것으로 보여 배터리 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며 "중국 배터리의 공세도 무서운 만큼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시장은 결국 전기차 시대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에 미래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투자 규모를 책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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