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초저가'라며 국내용품 '쿠팡'보다 비싸네…소비자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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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초저가'라며 국내용품 '쿠팡'보다 비싸네…소비자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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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2080 치약(170g) 10개 묶음. 알리익스프레스(왼쪽)와 쿠팡(오른쪽) 가격 비교. 3월6일 가격 기준.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초저가로 국내에서 세력을 확대 중인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이번에는 한국 제품 판매를 위해 '수수료 0%'를 내세우자 생활용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알리에 입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리가 국내 기업 '쿠팡'의 대항마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미 입점한 국내 브랜드의 생활용품이 쿠팡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제품도 섞여 있어 정작 알리의 초저가에 유입된 소비자가 '초저가 정책'에서 벗어난 국내 브랜드 제품을 살지는 미지수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빅3' 생활용품 브랜드는 알리 내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카테고리인 '케이베뉴'에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해 줄줄이 입점하고 있다.

알리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023년 2월 263만명과 비교해 이달에는 2배 이상 늘었다. 쿠팡과 마진율로 골머리를 앓아 왔던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알리의 '수수료 0%' 카드와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안에 려, 일리윤, 해피바스, 미쟝센, 라보에이치, 메디안 등 데일리 생활용품 브랜드를 알리의 한국 상품 판매 카테고리인 '국내 발송-K베뉴'에 입점하기로 결정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국내 아모레퍼시픽 물류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구조"라며 "고객들이 다양한 접점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채널 확장을 위해서 입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경산업은 지난해 10월 알리에 입점했으며, 같은 해 11월 LG생활건강도 입점해 샴푸, 세제 등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쿠팡과 마진율을 위한 납품단가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오면서 2019년부터 5년간 거래를 끊은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쿠팡과 논의 끝에 올해 1월부터 로켓배송 직거래를 재개했으나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쿠팡과 최근 거래 재개 시점 이전부터 유통사와 제조사 간 통상적인 논의는 계속 해왔던 상태이고, 작년 1월부터 이러한 논의가 본격화된 후 이번에 서로 거래 조건이 맞아서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며 "알리익스프레스 입점은 제조업체로서 판매처 확대 측면에서 입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의 소비자·헬스사업 부문인 켄뷰코리아도 지난해 6월 쿠팡과 납품단가 등 마진율을 놓고 갈등을 빚고 거래를 중단한 이후 공식 벤더사를 통해 최근 알리에 입점해 생활용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알리에 입점한 국내 생활용품 브랜드들의 제품 가격은 쿠팡과 비교해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직구 초저가 제품과 다른 모습이다.

컨슈머타임스가 알리와 쿠팡의 동일 생활용품 몇 개를 비교한 결과 LG생활건강의 '죽염 히말라야 핑크솔트 펌핑치약(285g)' 2개 묶음 제품은 알리에선 1만6614원, 쿠팡에선 1만3270원에 판매돼 쿠팡이 더 저렴했다. 여기에 쿠팡의 와우 할인가를 적용하면 1만3000원으로 더 저렴해진다. 

또한 LG생활건강의 '홈스타 맥스 프레쉬 용실용 세정제(750ml)'는 알리에서 4개 묶음 판매가가 2만1210원인데 반해 쿠팡에선 같은 용량으로 5개 묶음이 1만8360원으로 더 저렴했다. 애경산업의 '2080 클래식 치약 170g' 10개 묶음은 쿠팡에서 1만2530원, 알리에서는 1만7750원이었다.

쿠팡 납품과 협상으로 갈등을 빚은 제조사들이 알리와 잇달아 손을 잡고 있지만, 정작 하루 만에 또는 당일에 도착하는 로켓‧로켓와우 배송과 함께 동일 제품임에도 시중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 가능한 쿠팡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알리에서 비용을 더 지불하고 사흘 배송을 기다리는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알리 케이베뉴의 국내 제품 구매 리뷰에는 '비싸다'는 후기도 올라와 있다.

생활용품 업계 관계자는 "판매가의 경우는 각 채널별로 계약이 상이하기 때문에 채널에 따라 가격정책이 다르다"며 "알리익스프레스가 쿠팡과 우위를 점할 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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