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서 '외국인' 이탈 심화…공매도 금지 효과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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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서 '외국인' 이탈 심화…공매도 금지 효과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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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증시에서 3개월째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는 등 외국 투자 자본이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공매도까지 금지됐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 주식 3조112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611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5010억원을 팔며 3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 기준 보유 규모는 전월 대비 38조9000억원 감소한 624조8000억원이다. 이는 시가총액의 27.2% 수준으로 그만큼 국내 증시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 증시는 외국인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단기적 관점에서 숏커버링으로 인한 주가 상승폭 확대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숏커버링은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측해 주식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를 했지만 반등이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대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더 매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는 시점에서 외국인 자금 유입 및 숏커버링 효과로 단기 주가 상승 폭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공매도 금지가 실시된 지난 6일 코스피 종가는 전일 대비 5.66%(134.03포인트) 오른 2502.37로 마감했다. 상승 폭(134.03포인트)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111억원, 2048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도 단 '하루 천하'로 끝난 분위기다. 연일 상승했던 코스피는 힘을 잃어 7일 58.41포인트(2.33%) 내린 2443.96에 마감했다. 또한 코스닥 시장에선 이틀 연속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 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전일 대비 15.08(1.80%) 하락해 824.37에 장을 마쳤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서 각각 2612억원, 2785억원을 순매도하며 등을 돌렸다.

이러한 현상은 증권업계 일각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외국인을 중심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으로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은 이미 많이 빠져나간 상황"이라면서 "업계 일각에선 공매도가 금지됐지만 당분간은 좋은 기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외국인을 중심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이번(공매도 금지) 조치 여파가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대외 여건 악화와 이에 따른 외국인 유출로 증시는 힘을 잃어 왔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통한 국내 투자가 많았는데 그 매력이 상실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공매도 금지를 실시하는 만큼 좋은 투자 환경이 조성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유입도 다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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