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한식 맡김차림·막걸리로 '오감만족'…지평주조 '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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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한식 맡김차림·막걸리로 '오감만족'…지평주조 '푼주'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8월 29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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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맡김차림에 프리미엄 막걸리 푼주 페어링해 '고급화'
한국의 '맛'과 '멋'이 함께하는 '술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 계획
지평주조의 최상위 프리미엄 막걸리 브랜드 '푼주' 신제품 3종. [사진=안솔지 기자]
지평주조의 최상위 프리미엄 막걸리 브랜드 '푼주' 신제품 3종. [사진=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아재 술' 막걸리도 고급 한식과 어울리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한 한식 맡김차림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지평막걸리로 유명한 지평주조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오픈한 고급 한식 레스토랑 '푼주'다. '푼주'는 한식 코스를 셰프가 '맡김차림'으로 선보이면서 다양한 우리 술을 함께 페어링해 주고 있다.

우리 술과 음식,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퀄리티를 높여 한국 술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기획된 '우리 술 문화 플랫폼'인 셈이다.

푼주란 옛 사대부 또는 왕실에서 식음을 담던 전통 식기를 의미한다. 지평주조는 이 푼주를 음식과 술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으로 재해석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자가 직접 방문한 '푼주'는 눈과 입에 담기 아까울 만큼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공간이었다. 화이트&그레이 풍의 모던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맛과 비주얼, 포만감까지 만족시키는 한식 한상까지 지평주조가 원하는 '우리 술과 문화의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셈이다.

멋스럽게 꾸며낸 푼주 내부 전경. [사진=안솔지 기자]
멋스럽게 꾸며낸 푼주 내부 전경. [사진=안솔지 기자]

푼주 내부 공간도 지평주조의 바람이 가득 투영됐다. 리움미술과 리움스토어와 협업해 전상근 전동공예작가의 예술품을 식기 등으로 활용했다. 매장 한 켠엔 전시 공간도 마련해 전상근 작가의 공예 작품을 전시했다. 100여년간 지평 양조장의 지붕을 밭치고 있던 대들보를 직접 가져와 작품 진열대로 사용했다. 앞으로는 다른 무명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시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푼주의 한식 맡김차림은 △식전 샐러드(생 양배추와 보리된장) △생막걸리로 만든 바게트와 서리태 콩 버터 △계란찜 △주병합 타파스 △제철 숙성회 △새우전 △보쌈 △해장국과 밥 △오렌지 레몬 셔벗 등 총 9가지 코스로 진행된다.

대한민국 요리명인 제33호인 김세진 셰프가 구상한 코스다. 김 셰프는 현재 푼주의 오너 셰프이자 서울 이태원의 '초승달' 대표이사 겸 셰프를 맡고 있다. 김 셰프는 푼주의 맡김차림 코스는 물론 코스와 함께 선보이는 지평주조의 프리미엄 막걸리 '푼주' 3종(부의주·석탄주·백화주) 개발 과정에서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푼주의 한식 맡김차림. 계란찜, 주병합 타파스, 해장국과 술, 오렌지 레몬 셔벗.(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안솔지 기자]
푼주의 한식 맡김차림. 계란찜, 주병합 타파스, 해장국과 술, 오렌지 레몬 셔벗.(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안솔지 기자]

코스의 시작은 부의주와 함께 했다. 부의주는 술의 텍스쳐가 '하늘에 뜬 구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알코올 도수는 8.5도다. 일반적으로는 '동동주'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술이다. 이름처럼 목넘김이 부드럽고 가벼운 단 맛이 가미돼 있어 본격적인 식사 전에 먹기 좋은 술이라고 생각됐다.

부의주와 함께한 메뉴는 식전 샐러드와 바게트 빵, 계란찜 등이다. 계란찜의 경우 전상근 작가와 협업한 찜그릇에 담겨나왔는데 계란의 깨진 모습을 연상시켜 '보는 즐거움'도 배가시켰다.

다음 메뉴인 푼주의 시그니처 메뉴 주병합 타파스는 석탄주와 함께 한다. 주병합 타파스는 푼주의 시그니처 메뉴다. 겉으로 봤을 땐 술병이지만 네 개로 분리되면서 4가지 종류의 타파스를 담아낸 그릇이 된다. 말린 파인애플, 김부각과 아귀간, 단새우, 문어 숙회와 당근퓨레, 참치육회 등으로 구성됐다.

석탄주는 수묵화가 그려진 잔에 담겨 있었는데 술이 아니라 한 잔의 작품을 마시는 듯 했다. 석탄주는 '그 향과 맛이 너무 좋아 입에 머금고 차마 삼키기 아까워 탄식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2도로 알코올 도수가 살짝 높아 천천히 음미하며 마셔야 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면서 적당히 바디감이 느껴졌다.

뚜껑을 열자 보쌈 그릇에 담겨있던 연기가 퍼지며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사진=안솔지 기자]
뚜껑을 열자 보쌈 그릇에 담겨있던 연기가 퍼지며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사진=안솔지 기자]

'보는 즐거움'을 가장 만족시켰던 메뉴는 '보쌈'이다. 보쌈은 하루 수비드(음식물을 정확히 계산된 온도의 물로 가열하여 조리하는 방법)한 삼겹살을 사용했는데 그릇을 열면 자욱한 연기가 퍼지면서 눈을 즐겁게 한다. 다음으로는 훈연향이 코를 찌르고 보쌈을 입에 넣으면 부드러움 식감과 적절한 간이 이을 즐겁게 한다.

김 셰프의 '킥'이 담긴 메뉴는 '해장국'이었다. 해장국은 파와 고송버섯(표고버섯과 송이버섯을 개종한 종자)를 넣어 만들었고 밥에 무를 넣어 무밥을 만들었다. 육수 명인답게 해장국 국물도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마지막 막걸리인 백화주는 '꽃으로 가득한 뜰의 향기처럼 신선한 향취'가 느껴지는 술이라는 의미다. 마지막 막걸리와 마지막 코스 디저트가 함께 나와서 처음에는 조금 의아했다. 하지만 이내 백화주와 오렌지 레몬 셔벗의 꿀조합에 반하고 말았다. 오렌지 레몬 셔벗은 달달하면서도 산미가 강했는데 이때 백화주 한 모금을 마시면 기분 좋은 단맛이 돌면서 입 안을 정리해준다. 디저트의 단 맛에 술의 단 맛이 뒤지지 않아 단짝 메뉴로 제격이다.

푼주는 전체적으로 '오감만족'을 느낄 수 있었던 한식 맡김차림과 막걸리 페어링을 제공했다. 음식과 술을 내올 때마다 기원과 식재료, 특징과 먹는 방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음식을 담아낸 그릇과 잔에서도 음식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셰프와 지평주조의 노력이 엿보였다.

푼주는 약 40여석 규모다. 매장 좌석 뿐 아니라 바 석과 룸도 마련돼 있다. 룸은 8~10인 가량이 프라이빗하게 머물 수 있다. 점심·저녁 구분 없이 6만9000원의 단일 코스로 구성되며 술 페어링은 기호에 따라 추가하면 된다. 전석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은 캐치 테이블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현재 프리미엄 막걸리 푼주는 푼주와 '초승달'을 통해서만 맛 볼 수 있다. 제품 제조 공정에 시간이 오래 걸려 종류별로 1달에 60병씩만 생산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이 안정화 된다면 추후 유통망을 늘려 일반 소비자들도 푼주를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 전까지는 '푼주'를 지평주조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활용하면서 고객에겐 브랜드 체험을 제공하고 지평주조는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필 예정이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푼주를 오픈한 것은 외식 사업 진출을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푼주는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해 한국 음식, 나아가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술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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