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vs 히딩크와 사제대결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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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vs 히딩크와 사제대결 '기대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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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2월 12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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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열린 '제2호 히딩크 드림필드' 준공식에 참석한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뉴스관리자] "(히딩크 감독은)내 속에 숨어 있던 잠재력을 현실로 끌어내 주셨다"

'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라이벌 첼시의 사령탑직을 겸임하게 된 거스 히딩크(63)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제일 고마운 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히딩크 감독과 만남은 박지성에게 인생을 전환점이 된 행운이었던 셈이다.

그런 특별한 스승이었던 히딩크와 박지성의 `사제 대결'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히딩크 감독이 성적 부진 탓에 경질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전 감독의 후임으로 첼시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은 내년까지 계약된 러시아 대표팀을 계속 맡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첼시의 구단주이자 자신에게 월급을 주는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첼시를 지휘하게 된 히딩크와 박지성이 경기에서 `적'으로 만날 기회가 남아 있다.

정규리그에서는 이미 두 차례 맞대결이 맨유의 1승1무로 끝났다. 맨유는 지난해 9월22일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원정경기 때 1-1 무승부를 거뒀다. 박지성이 이번 시즌 유일하게 골을 넣은 것도 그 경기였다. 맨유는 올드트래퍼드에서 치러진 지난달 12일 홈경기에서는 3-0 승리를 낚았다. 박지성은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대승에 `숨은 공신'이 됐다.

맨유는 리그 컵대회인 칼링컵에서는 다음 달 1일 토트넘 홋스퍼와 결승을 벌인다. 첼시와 맞대결은 무산됐다.

대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는 맨유-첼시 리턴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맨유는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1위로 16강에 올라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에 빛나는 인테르 밀란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오는 25일과 3월12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첼시도 이탈리아 클럽인 유벤투스와 16강전이 예정돼 있다. 맨유와 첼시가 모두 승리한다면 8강 대진 추첨에 따라 맞대결할 수도 있다. 맨유는 지난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첼시를 연장 혈투에 이은 승부차기 대결 끝에 꺾고 우승했다.

박지성과 히딩크의 사제대결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무대는 FA컵. 맨유는 지난해 FA컵 4강 진출 아쉬움을 딛고 토트넘을 제물 삼아 16강행 티켓을 얻어 오는 16일 더비 카운티와 8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첼시도 같은 날 왓포드와 16강 대결이 예정돼 있다. 히딩크 감독이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경기다. 두 팀이 모두 16강 관문을 통과한다면 추첨에 따라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박지성과 히딩크가 처음 만난 건 2001년 1월 울산 전지훈련 때.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히딩크 감독은 대표로 뽑힐 만한 50명을 불러모아 테스트를 했고 몸을 사리지 않는 박지성을 눈여겨보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중용했다. 박지성은 포르투갈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6강행을 확정 짓는 결승골을 터뜨린 뒤 달려가 히딩크 감독의 품에 안겼다. 히딩크 감독은 강한 체력과 투지를 가진 박지성을 이듬해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으로 데려가 사제의 인연을 이어갔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이 2005년 6월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맨유 입단 제안을 받았을 때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경기마다 선발로 뛸 수 없을 것이다. 벤치에만 앉아 있다가 계약기간이 끝날 수 있다"며 만류했지만 박지성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프리미어리그행을 감행해 결국 성공을 이뤘다.

박지성은 맨유 입단 후 이적료의 10%에 해당하는 60만유로를 선뜻 히딩크재단에 기부했다. 자신의 재능을 찾아내 키워준 히딩크 감독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끈끈한 사제의 정을 이어가는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의 맞대결이 벌써 기대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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