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권 저승사자 될까
상태바
윤석헌, 금융권 저승사자 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김기식 전 원장의 중도 사퇴로 공석이던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내정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윤 교수를 임명 제청했다. 앞으로 대통령 임명만 완료 되면 윤 교수는 금감원의 새 수장이 된다.

금융위는 윤 내정자에 대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여 금융 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돼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가 도덕적 결격사유가 없다는 판단 하에 청와대도 임명을 곧 진행할 예정이다.

윤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산타클라라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금융학회 회장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역임했다.

윤 내정자는 대표적인 개혁 성향 금융경제학자로 꼽힌다. 이에 정부의 금융개혁 기조를 이어나갈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실제로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금융개혁을 뒷받침했다. 특히 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금융지주회사의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 권고안 등을 제시했다.

그가 이건희 회장을 겨냥한 전례를 비춰보면 삼성증권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재 및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문제에 칼끝을 겨눌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공식 취임 후 사실상 공매도 사태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한 제재 범위와 수위 등의 절차를 밟아나갈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삼성증권 검사를 진행해 3일 마무리했다.

또한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메스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 회계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금감원은 고의적인 분식 회계로 보고 제재 방침을 통보한 상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2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주식 처분 문제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삼성을 겨냥해 금융계열사를 동원한 계열사 지원 문제를 제기했다. 삼성중공업이 진행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삼성생명이 390억여원을 들여 주식을 사들인 것을 문제 삼았다.

윤 내정자는 금융권의 노동자 경영참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는 작년 12월 금융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회사에 노동자추천이사제도는 지배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이해관계자 간 논의 후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윤 내정자의 금감원장 취임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출에 두 번 실패한 KB금융 노조는 세 번째 도전에서 뜻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밖에 윤 내정자는 '키코(KIKO)사건' 재조사 입장과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다.

당장 금융권은 삼성증권·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와 금융권 채용비리 등 개혁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있다. 연이은 금감원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동력을 잃은 금융개혁에 있어 윤 내정자가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헌 금감원장 내정자는 최흥식·김기식 전 원장 보다 더 개혁적인 인사로 보인다"며 "특히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 삼성에 대한 검사 강도는 더욱 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