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해외파야 그래도 안돼?" 국회의원 전화에 부산은행 부정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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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해외파야 그래도 안돼?" 국회의원 전화에 부산은행 부정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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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규상 기자] 2015년 부산은행 채용비리 전모가 검찰의 공소 사실을 통해 낱낱이 드러났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24일 부산지법 형사 4단독 강희석 부장판사는 부산은행 채용비리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기소된 강동주 전 BNK저축은행 대표, 박재경 전 BNK금융지주 사장, 전 인사담당자 등 4명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5년 9월 쯤 조문환 전 국회의원은 당시 부산은행 경영기획본부장이던 박재경 씨에게 전화를 걸어 "딸이 이번에 지원하니 잘 봐달라"고 청탁을 하고, 박 씨는 점수를 조작·합격시켰다.

당시 부산은행은 경남도와 경남은행 도금고 계약 파기로 사이가 좋지 못했고, 이때 조 전 의원은 경남도와의 대화 창구 역할을 하며 부산은행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공채에 응시한 조 전 의원의 딸 A씨가 2차 필기시험에서 탈락했고, 조 전 의원은 박 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조 전 의원은 "내 딸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왔는데도 안 되느냐. 다 때려치우라"며 언성을 높였고, 이에 박 씨는 인사담당자 등에게 "다 들었지? 무조건 합격시켜라"라고 지시했다.

이후 조 전 의원의 딸은 최종 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 B씨도 부정 합격한 전모가 드러났다.

당시 부산은행 업무지원본부장이던 강동주 씨와 인사담당자는 부행장에게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가 지원했으니 잘 살펴달라"는 청탁을 받고 B씨의 면접 점수를 고의로 올려 최종 합격시켰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강 전 대표와 전 인사담당자 2명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인정했으나, 박 전 사장은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 씨와 강 씨는 "증거채택에 다 동의했다.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없다"며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했으나, 검찰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기각 의견을 밝혔다.

다음 공판은 5월 15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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