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포스트잇 물결" 강남 살인사건 추모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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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포스트잇 물결" 강남 살인사건 추모 이어져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5월 21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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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포스트잇 물결" 강남 살인사건 추모 이어져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서울 강남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살해당한 여성을 추모하는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뛰어넘은 21일 강남역 10번 출구에선 무더위 속에서도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시민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10번 출구 한쪽 벽을 빼곡하게 메운 추모 쪽지에는 고인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주로 물리적인 약자인 여성이 강력범죄에 노출되는 현실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다.

강남역에서는 이날 오후 5시께 추모 문화제가 열린다.

대전시청역 3번 출구 벽면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붙인 추모 포스트잇으로 뒤덮였다. 피해 여성의 넋을 기리는 국화꽃 다발도 눈에 띄었다.

대전지역 대학생들이 지난 19일부터 붙이기 시작한 메모지는 500장이 넘었다.

시민들은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된 여성을 추모하는 글을 벽 앞에 마련된 메모지에 써서 벽에 붙였다.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출구에도 피해 여성을 추모하는 메모지가 수백장 붙었다. 중앙로역에 추모 공간이 마련된 것은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처음이다.

영남대 등 지역 대학에도 추모 게시판이 등장하는 등 추모 분위기는 확산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주디스태화택화점 인근 하트 모양의 조형물에 추모 쪽지가 꾸준히 붙여졌다.

쪽지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내용과 함께 '우리가 당신의 죽음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서울 한복판 번화가에서 상상하지도 못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나라가 부끄럽다', '우리가 더 안전하고 나은 세상을 만들게요' 등의 글이 적혔다.

지나다가 조형물에 붙어 있는 추모 쪽지를 발견한 사람들은 간단한 추모 메시지를 써 붙였고, 짧게 묵념을 하며 고인을 애도하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 경기대 중앙도서관 게시판에도 포스트잇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SNS에서 촉발된 애도 움직임은 오프라인으로 퍼져 강남역을 기점으로 전국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온라인에서 여성 혐오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됐지만 이같이 집단행동으로 나타난 것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추모 운동이 이처럼 공감을 얻는 것은 허술한 사회 안전 시스템 때문에,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의 두려움과 불안감이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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