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시대'의 몰락…새로운 외식 핫플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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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시대'의 몰락…새로운 외식 핫플은 어디?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15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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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투썸 등 신촌 터줏대감 브랜드 줄줄이 '폐점'
팀홀튼·파이브가이즈 '강남' 출격…여의도 상권도 '급부상'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트렌드 1번지' 신촌 시대가 저물고 있다. '스타벅스'·'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1호점'을 내고 테스트에 나서던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이제는 강남 상권이 요즘 가장 트렌디한 외식 브랜드들이 집결하는 거점 상권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아울러 여의도 상권도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 신촌, '젊음'의 추락…대학생 이탈·높은 임대료에 상권 몰락 

신촌은 인근에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여러 대학들이 모여 있어 대학생 유동인구가 많은 젊은 상권이었다. '젊음의 성지'가 된 신촌 일대는 자연스레 그 당시 핫한 브랜드들로 채워졌다. 

한국 진출 25년 만에 매장 수 1893개를 달성하며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매장을 보유하게 된 스타벅스의 시작도 신촌 이화여대 앞이었다. 미국 도넛 브랜드 크리스피크림 도넛도 2004년 아시아 시장 첫 매장을 신촌에 냈다.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와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가 1호점을 낸 곳도 바로 신촌이다. 여기에 '롯데리아'와 '버거킹'도 매장을 내고 신촌의 랜드마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촌 상권을 채우던 '터줏대감' 브랜드들이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크리스피크림 1호점은 2017년 영업을 종료했다. 맥도날드 신촌점은 지난 2018년 영업을 시작한지 20년 만에 폐점했다. 그 옆에 자리 잡았던 버거킹도 문을 닫았다. 투썸플레이스 신촌점은 지난해 12월, 롯데리아 신촌로터리점은 올해 1월 영업종료를 알렸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스타벅스 1호점뿐이다. 

신촌 상권이 몰락한 주 요인으로는 거리를 채우던 대학생들의 이탈과 높은 임대료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수업이 확대로 학생들이 상권에서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이때 빠져나간 수요가 엔데믹 이후에도 회복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배달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인근에서 자취하는 학생들마저도 거리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신촌 일대가 '황금 상권'으로 여겨지는 만큼 높은 임대료도 문제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신촌 일대 역세권 상가의 월 임대료는 적어도 4000만원, 많게는 8000만원에 이른다. 임대료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학생 수요도 회복되지 않으면서 인근 상인 중에는 권리금도 포기하고 떠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신촌·이대 상권의 4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8.3%로, 전년 동기(9.0%) 대비 두 배 늘었다. 같은 기간 강남대로, 압구정, 청담 등 강남 상권 공실률이 0%를 기록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 강남, 새로운 '외식 격전지' 등극…여의도 상권도 '주목'

전통 상권인 신촌이 저물면서 강남 상권은 새로운 '트렌드 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식 브랜드들이 앞다퉈 강남에 1호점 매장을 오픈하고 있어서다.

강남은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 광역버스가 지나는 교통 중심지인 데다 오피스 상권도 함께 형성돼 있어 구매력 있는 젊은 유동인구가 밀집한 핵심 상권이다. 이에 매장 입점 자체만으로도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은 2016년 강남에 1호점을 내고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쉐이크쉑 1호점은 전 세계 쉐이크쉑 매장 중 매출 1위를 달성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쉐이크쉑은 강남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매장을 확대해 현재 국내에 총 2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후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1호점 매장이 강남에 속속 문을 열고 있다. 2022년 11월 '슈퍼두퍼', 지난해 6월 '파이브가이즈' 등 글로벌 수제버거 브랜드들이 강남 상권에 들어섰다. 슈퍼두퍼와 파이브가이즈는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강남 상권에 안착하면서 한국 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커피 브랜드 '팀홀튼'도 신논현역 인근에 1호점을 오픈했으며, 오픈 한 달 만에 도넛류 30만개, 커피류 10만잔 이상을 판매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바샤커피'도 오는 7월 청담동에 첫 매장을 열고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도 골목상권 중심의 출점 전략에서 탈피해 강남 핵심 상권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강남 중심의 전략 매장을 확대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강남과 더불어 여의도와 성수동 상권도 외식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는 최근 '더현대 서울'의 영향으로 MZ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핵심 상권으로 떠올랐다. 

파이브가이즈는 강남에 이은 2번째 진출지로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택했다. 주중엔 인근 직장인 고객, 주말에는 한강과 쇼핑시설 등을 찾는 레저 고객까지 매장을 찾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롯데GRS '파머스 박스'의 첫 단독 로드샵도 여의도에 자리잡았다. 파머스 박스는 SRT 수서역 컨세션 사업을 위해 기획한 샌드위치 카페 브랜드다. 출근 시간대(오전 6시~9시)와 점심 시간대(오후 12시~1시)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약 45%를 차지한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GRS는 파머스 박스를 대표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에 출점하고 본격적인 확대 가능성을 시험한다는 계획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도 역시 신규 외식사업으로 선보인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의 첫 매장은 여의도에 선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유입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고, 여기에 트렌디한 외식 브랜드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러한 상권이 과거에 신촌이었다면 지금은 강남이나 여의도 등으로 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핫한 상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촌 등 전통상권이 몰락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브랜드 차원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상권 보호를 위한 임대료 상승 방지책 마련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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