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회장 선출레이스 곧 돌입…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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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회장 선출레이스 곧 돌입…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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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회장 후보군 확정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는 회장 선임의 공정성과 관치금융 등 과거 논란이 재현될지도 주목하고 있다.
  
◇공정성 논란 재현 여부 주목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 회추위는 20일 오후 회의를 열어 20여 명의 후보군을 확정할 예정이다. 헤드헌터사 3곳이 각각 15명씩 총 45명을 추천하면 회추위가 중복 인사나 추가 후보 추천 여부 등을 검토해 20~30명으로 줄이게 된다.

현재 회장 후보로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과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진만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최동수 전 조흥은행장,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장형덕 비씨카드 사장, 홍석주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철휘 사장과 김병기 사장 등은 작년 회장 선임 때 면접 대상자로 선임됐지만, 회장 선출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면접에 불참했다. 당시 이 사장 등은 공모제 채택과 면접 준비 기간 연장 등을 요구했다.

KB금융 회추위가 이번에도 공모제 대신 헤드헌터사의 추천 방식을 선택해 공정성 시비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회추위가 면접 준비 기간을 충분히 보장할 예정이지만 2008년 회장 선임 때 적용한 10일이나 작년 회장 선임 때의 13일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 측은 최근에 회추위 구성원인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경영진과 친분이 없는 인사들로 바뀐데다 헤드헌터사를 3곳으로 늘리고 외국계도 포함했기 때문에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자신이 자신을 추천했다가 후보에서 탈락하면 명예에 손상이 갈 수 있어 저명하고 능력이 출중한 분들은 공모제에 소극적인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면접 기간은 충분히 보장하겠지만, 준비된 최고경영자(CEO)라면 열흘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치금융 시비 가능성도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관치금융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임석식 회추위 위원장이 최근 "내부 인사나 관료 출신 등 특정 그룹을 제외할지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혀 관료 출신이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금융지주사와 은행을 감독하고 규제하는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회장에 선임되면 관치금융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작년 9월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취임 1년여 만에 사퇴한 데 이어 작년 12월 회장 내정자로 선임된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금융감독원의 고강도 사전검사가 끝난 지 1주일여만에 내정자에서 사퇴하면서 금융당국의 외압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사전조사 당시 강 행장의 운전기사 2명을 조사하면서 지각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위압적인 자세를 보였으며 주요 본부부서장 등의 업무용 PC 13대를 봉인하고 비서실에서 무려 7대를 제출받는 등 검찰의 압수수색을 연상케 하는 검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말에는 KB금융 사외이사들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내역이 유포되면서 일부 사외이사가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헤드헌터사 선정 과정에서 회추위와 당국 간 교감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KB금융 내부 직원들은 정부 측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더라도 관치금융 논란에서 자유로워야 하며 최대 금융그룹의 위상이 떨어지는 일도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에서 ▲외풍에 굴하지 않는 소신과 자율경영 역량 ▲전문가적 식견과 전략적 의사결정 능력▲내부 직원을 중용하는 인사 철학과 조직화합 역량 ▲주주보다 고객 가치 우선 등을 차기 회장 후보의 덕목으로 제시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 차관 출신이 선임된 이후 금융그룹 회장은 차관급 이상이라는 인식이 금융업계에 형성돼 있다"며 "KB금융 내부 직원들은 리더십이 떨어지거나 중량감 없는 인사가 회장으로 선임돼 은행권 인수.합병(M&A) 경쟁에서 밀리거나 지방은행 수준으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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