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용빈 한국카누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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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용빈 한국카누연맹 회장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12월 09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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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에서 일군 성과 대중화로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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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사업 시작 20년 만에 접한 이종(異種)에서 기적을 보았습니다." 김용빈 한국카누연맹 회장이 전한 소회다. 김 회장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을 맡아 기적과 같은 성과를 냈다. 그가 소속된 대한카누연맹은 카누 용선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종합 대회 사상 최초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것이다. 훈련 20일 만에 이룬 값진 성과다.

카누를 시작하기 전에는 일에만 전념한 기업인으로 살았다. 그 결과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코퍼레이션, 한국테크놀로지와 중견건설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최고경영자 등 공식적인 직함만 3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카누를 만난 후 대한카누연맹 회장이라는 체육인의 직함을 달았고 그의 삶은 달라졌다.

조정카누경기장을 오가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국내외 카누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며 카누산업 부흥에 구슬땀을 흘린 김 회장. 그는 사회에 '되갚음'을 실천할 수 있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를 만나 카누를 통해 일군 성과와 대중화, 카누의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2017년부터 제11대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회장님에게 카누는 어떤 의미인지요.

==카누는 재정이나 운영이 열악한 비인기 종목입니다. 2017년은 마침 제가 사업을 시작한지 2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은 것이 많았다고 생각했고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적으로 사회에 '되갚음' 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줄곧 생각해왔습니다. 또 누군가와 함께 움직이면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해 카누가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카누연맹 회장을 하면서 사업을 내려놓고 자신을 재정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카누연맹회장을 한 후 1년 동안은 좋아하는 골프를 거의 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 대신 카누경기장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시간을 뺏기기 보다는 그 곳에 갈 때 머리가 비워진다는 생각이 들어 즐거웠습니다.

Q. 지난 10월 발간한 서적 '20일의 기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한 과정을 그렸는데요. 어떤 점에 기여했나요?

=='20일의 기적'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은 끝났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감동적입니다. 처음 훈련을 시작할 때는 어두운 동굴을 횃불을 하나 들고 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말로 국제카누연맹 아시아카누연맹 관계자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남북 선수들은 반씩 나누어 한 배를 탈 수 있었고 세계에 평화의 시그널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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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내에서는 카누를 접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상 스포츠가 대중화 돼있지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호수나 강에서 카누를 타는 것이 보편화 돼있는데요. 미국 시애틀의 강에는 자전거 개수만큼 카누가 떠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누에 대한 대중의 니즈(Needs)가 높아진다면 대중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카누는 엔진이 없는 무동력스포츠로 친환경적이고 선진국형인 운동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수면 위에 앉아 있는 느낌은 정말 일품입니다. 카누 위에서 풍경을 느끼는 것은 커다란 배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바람소리와 물소리를 더 가까이 느끼며 주변을 둘러볼 수 있고 직접 노를 저으며 나아가면 성취감도 맛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과 구미 등에서 카누를 접할 수 있으며 한강에서도 카누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카누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 동인을 만드는 것이 연맹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카누의 성과를 대중화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나 대표적인 성과가 있다면요?

==카누를 엘리트 스포츠 보다도 대중적인 스포츠로서 각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 10월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된 2019 국제카누연맹 주관 SUP 세계 선수권 대회에 첫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SUP는 카누의 일종으로 길고 좁은 형태의 패들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어가는 수상 스포츠인데요. 한국에는 SUP 종목을 전문으로 하는 공식 국가대표가 없습니다. 그래서 카누선수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동호회원 등을 대상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해 대회에 참가했는데 남자 4위, 여자 4, 5위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출전 전에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메달권에 근접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둬 카누를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Q. 기업 최고 경영자의 임무와 함께 이종(異種)인 카누연맹회장직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전혀 다른 이종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회사가 아닌 사생활에서의 포지션이 생겼다고 생각을 해 어려움이 덜합니다. 대한카누연맹은 저에게 엔돌핀을 줍니다.

CEO는 종합예술인입니다. 조직에서의 저는 힘들어도 웃는 등 표정관리를 해야 하고 때로는 긴장감을 연출해 임직원들이 나아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카누의 세계에 들어서면 눈치를 보거나 연기를 하지 않는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전혀 다른 얘기를 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엔돌핀이 생깁니다. 카누에서 에너지를 축적하면 일을 할 때 에너지를 쓸 수 있어 좋습니다. 카누는 저에게 새로운 기쁨을 주고 제 삶을 재정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 김용빈 대한카누연맹 회장은?

일본 주오대학 법학과 출신 기업인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코퍼레이션, 한국테크놀로지와 중견건설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최고경영자다. 2017년 대한카누연맹 회장에 올랐으며 카누산업의 부흥을 위해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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