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1년...가야 할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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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1년...가야 할 길은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7월 08일 0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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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을 결정하고 '찬성 거수기' 오명에서 벗어났다. 국민연금은 그간 막강한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80% 이상 찬성표를 던져 거수기 노릇 밖에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한마디로 기관투자자에 대한 역할 규범이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투자자로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주식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해 기업의 이익 추구와 성장 등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됐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국민연금은 기업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항공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33.34%)에 이은 2대 주주였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앞세워 오너 일가의 사내이사 연임 저지에 성공했다. 국민연금은 조양호 전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고 결국 연임을 좌절시켰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상황도 많았다. 국민연금은 처음으로 한진칼을 대상으로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기는 했지만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하지 못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일관되지 못했으며 주총 전날에서야 우여곡절 끝에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전보다 후퇴한 모습도 보였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활동 기준이 불명확해 시장에 일관된 시그널을 주지 못하기도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지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필요한 내용을 지침화 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 의사결정을 하는 수탁자책임위원회의 권한과 진행 방식을 체계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이후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공적 연기금들도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연기금의 올바른 경영참여 확산을 위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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