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갈 필요 없다는 '고졸만세' 운동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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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갈 필요 없다는 '고졸만세' 운동의 의미는?
  • 양채열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2월 18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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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마다 대학 입시는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반복된다. 대학을 향해 사회가 던지는 질문은 "우리나라 고등 교육이 적정하게 공급되고 있는가?"와 "높은 고등 교육 공급이 바람직한가?" 라는 것이다. 2015년 현재 25-34세 인구가운데 대졸자 비중은 69%로 OECD평균 42.1%를 훨씬 상회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등교육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는 미래 사회 예측과 자원의 기회비용 의존 측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미래사회가 기술발달 등으로 대졸이상의 능력이 필수여서 고등학교 교육만으로는 적응하기 어려울 것인가? 아니면 AI 등 기술 발달이 오히려 일부 고등교육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특정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일반적 교양 수준의 기술과 인문교육 정도로 충분한가? 이와 관련된 문제는 대학을 나와야만 제대로 완성된 인간이 된다는 대학지상주의 문화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최근에 높은 대학진학률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벌어지고 있는 '고졸 만세'(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만족하는 세상) 운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졸만으로도 직업을 갖고 사는 데 문제없는 선진국처럼 우리 사회시스템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학력 과잉투자가 현재 많은 사회악의 근본원인이므로 고등학교 교육이 건전한 시민의 자질인 '보통교육'의 최종 학력이 되도록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는 이야기다.
  
고등교육의 적정 공급 문제는 "대학교육 편익의 증대가 비용을 초과하여 수요자의 소비자잉여가 있는가?"하는 합리적 소비의사결정의 기반인 '비용-편익' 분석의 문제다. 대졸이 고졸에 비해 얼마나 높은 소득을 올리는지를 보여주는 우리나라 대학교육 프리미엄은 약 45%로 OECD 평균 48%보다 낮은 편이다. 프리미엄이 높은 나라는 칠레 182%, 멕시코 105%, 낮은 나라는 오스트리아 5%, 노르웨이 13%, 덴마크 14%, 미국은 60%다.

사회양극화가 심한 사회일수록 프리미엄이 높고 공정한 사회일수록 낮다. 고등교육의 효과는 평균 이하지만 비용은 높은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다. 대학등록금은 OECD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대학교육에 소요되는 총비용 역시 GDP의 2.6%로 미국(2.9%)에 이어 두 번째다.(한국조세연구원 보고서)

몇 년 전 이슈가 되었던 반값 등록금 문제는 <학생=고객 모형>관점에서 비용편익분석을 해보면 교육서비스 가격(비용)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요자인 학생이 구입하는 교육서비스의 가치(편익)가 지불하는 수업료(비용)보다 낮기 때문에 낮은 가치에 상응하는 낮은 가격을 책정하라는 것이다. 대학교육이 효과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고등교육 수요의 자연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등교육 비용을 낮추는 반값 등록금은 경제적으로는 비효율적이다. 사회의 경제적 부가 불균등한 상황에서 저소득층 학비 지원이 기회균등의 당위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외하고. 이점에서 국가장학금제도는 불필요해지는 대학에 더 많은 학생들이 다니게 함으로서 현재의 과잉공급과 기회비용을 살펴볼 때 바람직한 방향인지 고민할 때가 되었다. /양채열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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