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 차량 개발보다 문화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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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 차량 개발보다 문화가 더 중요
  • 김필수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8월 29일 0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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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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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자동차 업계 화두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이다.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주요국이 전기차 시대를 선언하고 있으며,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보급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화두가 자율주행차이다.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시켜주는 자율주행차는 꿈의 이동수단이다.

최근 기술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고, 고급 승용차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능이 본격적으로 탑재되고 있는 추세다.

자율주행차는 고령의 운전자나 장거리 운전 시 사고 예방 효과가 탁월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급속도로 확살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자율주행차가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 등에 제대로 작동 될 것인가는 문제다.

이로 인해 자율주행차는 우선 관광지나 실버타운에서 시속 30~40㎞ 정도로 운행하는 마이크로 버스 정도로 구현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6년 전부터 법적, 제도적 미비점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가지를 고민하고 해결 해야할 사항이 여전히 존재한다.

우선 지난 120여년 간 운행한 유인 운전의 관습과 문화에 대한 부조화성이다.

기계에 대한 불신이 크고, 생명을 담보로 할 경우 이야기는 더 달라진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신과 정부에 대한 불신 등 다양한 문제의 노출이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결국 인간이 만든 기계인 만큼 길거리의 수백만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조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여기에 해킹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교통사고로 위장한 살인을 저지를 경우에 대한 방어책도 고민해야 한다.

법적, 제도적 한계도 문제다.

이는 수백년 동안 인간 중심의 법적 체계와 인격체라는 완전한 인간 위주의 체계에서 자율주행차라는 법적 인격체의 등장으로 인간 중심에서 객체 중심으로 축이 옮겨가는 근본적인 흐름에 대한 고민이다.

단순히 사고 후 책임소재에 대한 확실한 해결이 필요하고 보험처리 등 다양한 문제는 더욱 혼란스러워 질 것이다.

최근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바뀌고 결국 △움직이는 로봇과 최종적으로 자동차 자체가 △사물 인터넷으로 바뀌는 과정에서의 정체성과 문화적 흐름을 어떻게 정리하고 체계화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도로에서 유인 운전과 자율주행이 섞여 있을 경우도 문제다. 아예 도로를 구분해 운행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줄겠지만 함께 운행하는 경우는 아니다.

자율주행차에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을 넣었을 때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자동차에 이 기능을 심고 운전을 할 때 사람과 달리 탑승객의 안전을 우선 시하는 기본 시스템을 생각하면 언제든지 보행자를 치고 지나가는 극한적인 상황까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달리 윤리, 도덕적 부분을 과연 어떻게 처리할까라는 무서운 생각까지 들 수 있다.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한 자신 있는 답변이 어렵다.

자율주행차 개발과 보급은 당연히 미래의 먹거리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속도를 내고있는 만큼 하루 속히 상기 지적사항을 정리했으면 한다.

자율주행차 자체도 중요하지만 주변 제도와 법적 시스템과 국민적 공감대 등 다양한 문제를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를 지니고 확실히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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