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유혹에 약한 인간본성과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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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유혹에 약한 인간본성과 소비
  • 양채열 전남대 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7월 27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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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합리적 소비를 하는 경제인이다"는 전통적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동경제학적 연구결과는 "인간은 즉각적인 유혹에 약하다" 는 것이다. 완전한 합리성을 갖춘 인간이라면 즉각적인 만족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나쁜 유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간은 앞날보다는 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해 단기적인 유혹에 빠지는 근시안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권과 정부는 미래보다 단기주의적 성과에 올인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모든 정권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가 좋아야 하고 경제현안들이 잘 진행되면 정권이 유지될 확률이 높아진다. 경기활성화를 추구하거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현재의 경제를 잘 돌아가게 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경기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의 하나가 소비증대다. 그런데 "소비 = 소득 + 차입"이다. 소비증대 원천은 소득증대 또는 채무증대다. 소득증대 없는 소비증대는 당연히 소비자의 빚을 증대시킨다. 이는 단기적 경기부양효과를 가져오지만 채무 증대에 의한 소비증대는 결국 미래 가처분 소득 감소를 가져오며 이는 장기적 경기침체를 가져온다. 갚을 능력 없이 늘어나는 소비자(채무자)의 '빚잔치'는 여러 문제를 초래한다.

소득이 늘어나지 않고 부채를 통해 소비를 늘려나가는 것은 "언발에 오줌싸기"다. 단기적으로는 좋은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문제가 많은 정책이다. 미래 잠재력을 줄이고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IMF외환위기후 소비 진작 정책결과 발생한 2003년 신용카드 대란과 차입규제완화를 통한 부동산 경기부양정책 '최노믹스'(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가 대표적 사례다. 

IMF 외환위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높은 저축률을 자랑했지만 이후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근면과 검소의 미덕이 사라지고 대신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나 금융회사 부채권유가 일상화 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합리적인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이 더욱 더 중요해진다. 소비자는 즉각적 유혹에 약한 인간의 본성과 정부의 단기 성과주의적 성향을 명심하고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선 금융이나 소비 관련 교육도 받고 근면검소의 습관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경기활성화 정책이 소비자의 희생을 동반하지 않도록 선별적이고 제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책임 있는 대출"을 유도하는 적절한 규제도 뒤따라야 한다. 기업의 단기성과주의 때문에 금융회사가 인간의 약한 본성을 파고들어 감당하지 못할 대출을 유혹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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