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상의 CEO 와인코칭](15) 백악관이 사랑한 와이너리, 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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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상의 CEO 와인코칭](15) 백악관이 사랑한 와이너리, 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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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한 병의 와인에 반해 귀국 후 미국 와인 마니아가 됐다. 바로 '조단'(Jordan) 때문이다.

조단은 백악관 만찬에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와인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3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의 만찬에도 조단을 대접했다.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귀한 손님이 올 때면 조단을 빼놓지 않고 맛보게 했다. 백악관의 총애를 받은 와인인 것이다.

조단 와이너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을 향해 자동차로 90분 정도 가면 나오는 소노마카운티의 알렉산더 밸리에 위치해 있다. 지리학자이자 양조전문가인 톰 조단이 1972년 세계 최고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275에이커의 포도원을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그는 전설적인 와인 마스터 앙드레 첼리스페츠와 포도원 관리자 월터 타마니를 불러들였고, 이들은 프랑스의 전통적인 샤토와 같은 방식으로 와이너리를 운영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을 탄생시켰다.

   
▲ 조단 카베르네 소비뇽

조단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샤르도네, 단 2종의 와인만 만드는데 명성을 높여준 건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조단 카베르네 소비뇽은 카베르네 소비뇽(75%), 메를로(20%), 프티 베르도(4%), 말벡(1%) 등 네 가지 품종을 섞어 만든다.

프랑스 오크통(62%)과 미국 오크통(38%)에서 12개월의 숙성을 거친 후 블렌딩 후 다시 4개월의 오크 숙성을 추가로 진행한다. 병입 후 17개월의 병 숙성을 거치면 우아함과 부드러움을 갖춘 와인으로 태어난다.

진한 루비 컬러에 딸기, 체리 등 검붉은 과실 아로마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나몬, 바닐라향 등 복합적인 아로마를 발산한다. 풍성한 구조감과 입안을 가득 채우는 바디감이 매혹적이다.

2006 빈티지까지 블렌딩에 사용하던 카베르네 프랑을 빼고 이후 프티 베르도와 말벡을 대신 사용한 게 응축감과 무게감을 더했다.

퀄리티는 소비자의 만족으로 이어졌다. 미국 와인 전문지 '와인&스피리츠'에서 7년 연속 '레스토랑에서 가장 인기있는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 선정됐다.

   
▲ 만찬에 어울리는 조단 카베르네 소비뇽(왼쪽)과 샤르도네

조단은 병입 후 15년 간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 한 병을 갖고 있다가 인생의 중요한 날에 마시는 것도 근사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이길상 기자(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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